건강검진 결과, '공복'이 좌우한다! 혈당·중성지방 정확도 높이는 금식의 모든 것

매년 또는 정기적으로 받는 건강검진. 검진 전날이면 어김없이 듣는 당부가 있습니다. "전날 밤 9시 이후에는 아무것도 드시면 안 됩니다." 물 한 모금, 커피 한 잔도 허용되지 않는 이 '금식(禁食)' 지침, 왜 이렇게 중요할까요? 단순히 불편함을 감수하는 수준이 아니라, 검사 결과의 정확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오후에 검진을 받는 경우라면, 검사 시작 시간 기준으로 최소 8시간 이상 속을 비우는 '공복(空腹)'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는 우리가 받는 여러 검사 항목 중 특히 혈액검사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금식(공복), 혈액검사의 정확성을 위한 필수 조건

우리나라와 유사한 건강검진 제도를 운영하는 일본에서도 전문가들은 정확한 건강검진을 위해 '공복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아 강조합니다. 단순히 '몇 시간 안 먹으면 되겠지'라고 가볍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생활습관병 예방 전문가인 노구치 미도리(野口綠) 오사카대 대학원 특임 준교수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복이라고 하면 '2시간 정도 식사를 하지 않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10시간 이상 금식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식사를 하면 혈당 및 중성지방 수치가 증가해, 당뇨병을 가늠할 수 있는 혈당, 대표적인 심혈관질환의 척도인 동맥경화를 알 수 있는 중성지방 수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음식에 포함된 염분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혈압이 상승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식후 상태에서 혈액검사를 받으면 실제 자신의 건강 상태와 다른, 일시적으로 높아진 수치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는 불필요한 재검사로 이어지거나, 심각한 질병의 초기 신호를 놓치는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공복혈당'이란 무엇이고 왜 중요할까?

'금식이 특히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공복혈당' 측정 때문입니다. 공복혈당이란, 마지막 식사 후 약 10시간 이상 시간이 지난 상태에서 측정한 혈액 1데시리터(㎗, 100㎖)당 포도당의 양을 의미합니다.
- 정상 범위: 70 ~ 100 mg/㎗ 미만
- 공복혈당장애 (전단계): 100 ~ 125 mg/㎗
- 당뇨병 진단 가능성: 126 mg/㎗ 이상
공복 상태에서의 혈당 수치는 우리 몸의 기본적인 인슐린 분비 능력과 혈당 조절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만약 금식 지침을 어기고 검사를 받으면, 이 기준선 자체가 흔들려 정확한 당뇨병 진단 및 관리가 어려워집니다.
식후 혈당 관리의 중요성 대두

우리 몸은 식사를 통해 음식이 들어오면 혈액 속 포도당(혈당)이 증가합니다. 이때 췌장에서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혈당을 근육이나 지방 세포로 흡수시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돕습니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식후 2시간 정도 지나면 혈당치가 원래 수준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인슐린 분비 속도나 반응성은 다릅니다. 인슐린이 제때 충분히 나오지 않거나, 분비되더라도 세포가 인슐린에 잘 반응하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경우, 식후에 올라간 혈당이 쉽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공복혈당뿐만 아니라, 식사를 했을 때 혈당이 얼마나 올라가고 잘 내려가는지를 보는 '식후 혈당치' 관리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되고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은 보통 식후 2시간 혈당치가 140 mg/㎗를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확한 검진을 위한 마지막 당부
정리하자면, 건강검진 전 금식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 검진 전날 밤 9시 이후에는 음식 섭취를 중단하세요.
- 검사 당일 아침에는 식사는 물론, 물, 커피, 우유, 주스 등 어떤 음료도 마시지 마세요.
- 흡연 역시 삼가야 합니다.
- 오후 검진 시에는 최소 8시간, 가능하다면 10시간 이상 공복을 유지하세요.
조금의 불편함이 정확한 건강 상태 파악으로 이어져 미래의 더 큰 위험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건강검진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 반드시 금식 지침을 철저히 지켜주시길 바랍니다.